칼럼/사설

[기자수첩] 업체의 무책임 속에 두 번 우는 소비자


  • 강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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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03-25 18:04:24

    요즘의 경제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다름아닌 자신이 쓰고 있는 제품의 제조사의 부도가 아닐까. 이는 곧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의 사후서비스에 큰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 제조사가 부도나 다른 사유로 문을 닫게된다면 해당 제조사의 제품 A/S는 어떻게 되느냐에 있다.

     

    ◇ 회사 없어지면 끝, 벼랑 끝으로 몰리는 소비자들 = 최근 이러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PC 부품의 일부 수입 제품들을 유통하던 업체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으면서 소비자들의 피해가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문을 닫기 전 판매한 소비자들에게 최소한의 고지조차 하지 않아 서비스를 받으려는 사용자는 아무런 조치를 받지 못한 채 발만 동동구르고 있는 상황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운이좋아 서비스에 대한 고지를 받은 소비자 역시 A/S 기간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비용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받아야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그나마 이정도의 서비스도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이마져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이런 문제들은 특히 소매상들이 몰려있는 용산에서 자주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심각하게도 문제는 단순히 한 두명의 소비자만 피해를 보는 수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메모리를 유통하며 '평생 무상 보증'을 약속하던 한 업체가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다는 고지를 최근 해당 업체 홈페이지를 통해 올라온 적이 있었다. 그것을 본 소비자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 소비자를 조금이라도 배려하는 움직임 필요 = 회사의 사정상 부득이하게 문을 닫을 경우 소비자들에게 일일이 알리고, 챙기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한 후 그들의 대처가 과연 옳았는지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다. 사전에 A/S 대행사 및 소비자 피해를 줄이는 방법을 강구했다면 정당한 서비스가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서비스로 전락하지 않았을 것이란 사실이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D모사의 경우 과거 '평생 무상 보증'이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기세등등 했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서비스 업무를 중단한 채 다른 업체에 서비스를 이관하는 상황에 왔다.


    때문에 기존에 '평생 무상 보증'이라는 약속을 저버린 이 업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비난은 피할길이 없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최소한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창구를 준비했다는 점은 업체측의 작은 배려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마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있다. 제품 판매에 급급한 나머지 서비스는 뒷전인 업체들이 많은 요즘 소비자를 두 번 울리는 일이 다시는 되풀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소비자들의 주머니는 가벼워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소비자를 상대로 사후 서비스마져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제품에 대해 신뢰할 수 있겠는가. 가격인하나 사은품을 하나 더 챙겨주기 보다 책임감있는 사후지원 서비스가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일 것이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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