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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열린 2테라 시대, WD 캐비어 그린 2TB(WD20EADS)


  • 최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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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03-11 00:01:19

    2테라바이트(TB) 시대, 마침내 열리다

    작년 말경,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업계에 결코 한 귀로 듣고 흘려버리지 못할 루머가 하나 돌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HDD 업계의 명가 중 하나인 웨스턴디지털(이하 WD)이 업계 최초로 2TB(테라바이트)용량의 HDD를 출시한다는 소식이었다.

     

    그때만 하더라도 1TB HDD가 이제 막 시장에 정착하기 시작한 때였으며, 경쟁사이자 HDD 업계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씨게이트가 첫 오버 1TB인 1.5TB 용량의 HDD를 막 출시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느닷없는 2TB HDD의 등장 루머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바람이 불기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법. 루머는 2009년 새해에 접어들면서도 사그라지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많은 이들이 ‘WD가 정말 뭔가를 준비하고 있다’라는 기대를 갖기 시작했다.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듯 WD는 2009년 첫 달이 채 지나기 전에 전격적으로 업계 최초의 2TB 용량을 가진 HDD ‘WD 캐비어 그린 2TB’를 출시, 떠돌던 말들이 단순한 헛소문이 아님을 입증했다. 그리고 첫 선을 보인지 약 1달여 만에 마침내 국내 시장에도 상륙하게 됐다.

     

     

     

    2TB 달성의 원동력, 500GB 플래터 기술


    업계 최초이자 WD 최초의 2TB HDD인 캐비어 그린 2TB는 외형상으로는 지금까지 접해온 여느 HDD와 다를바가 전혀 없다. HDD라는 하드웨어 자체가 거의 정형화된 디자인과 규격을 가진 만큼 외형적인 특징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모델명과 제품 라벨에서 알 수 있듯이 캐비어 그린 2TB는 WD 특유의 친환경 HDD기술인 ‘그린파워’ 기술이 적용된 모델이다. 그만큼 이번 캐비어 그린 2TB는 용량도 용량이지만, 저 전력소비 및 저 발열, 저 진동의 환경 친화적 및 에너지 효율이 높은 HDD라고 볼 수 있다.

     

    캐비어 그린 2TB는 WD의 '그린파워'기술이 접목된 친환경 HDD모델이다

     

    겉모습은 일반 HDD와 별 반 다를게 없다지만, 무려 2TB의 용량을 담은 속은 변해도 한참 변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는 데이터가 기록되는 디스크, 즉 플래터의 장당 용량이다.

     

    재작년인 2007년 하반기, 업계 최초로 1TB HDD가 등장했을 때 플래터 용량은 장당 200GB였다. 즉 5장의 플래터를 사용해 1TB를 달성했던 것이다. 첫 1TB HDD가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250GB 플래터가 기본으로 사용되면서 플래터 장수는 4장으로 줄어들었으며, 또 최소 333GB를 넘어서는 플래터가 개발되면서 1TB를 구성하기 위한 플래터 수는 3장으로 줄어들게 됐다.

     

    작년 하반기, 1.5TB HDD가 나올 무렵에는 플래터 장당 용량은 375GB에 도달했다. 약 반년만에 약 40GB정도가 늘어난 것이다. 이 375GB 플래터를 4장 쓴 HDD가 바로 업계 최초의 1.5TB HDD였다.

     

    그런데, 2009년을 앞두고 HDD 업계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앞서 말한 WD의 루머도 그 중 하나지만, 사실 그 루머의 근본적인 원인은 갑자기 용량이 크게 늘어난 500GB 용량의 플래터가 개발돼 상용화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TB용량 달성의 힘은 500GB 플래터의 구현이다 (사진=WD)

     

    375GB의 플래터를 사용한 1.5TB가 등장한지 채 반년도 못돼 플래터 용량이 무려 125GB나 증가한 것이다. 씨게이트는 이 플래터를 사용한 12세대 HDD제품군을 발표했으며, 이를 4장 사용한 2TB HDD의 등장은 그야말로 시간문제가 됐다. WD에 관한 루머를 되짚어보면 WD 역시 비슷한 시기에 500GB 플래터를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결국에는 WD가 간발의 차이로 2TB HDD를 먼저 발표하게 됐다.

     

    어쨌든 정리해 보면 200~300GB대에 머물던 플래터 용량이 고작 1년 반 만에 2배인 500GB까지 급증했으며, 그에 힘입어 이번 캐비어 그린 2TB이 나올 수 있었다는 말이다.

     

    변함 없는 SATA 3.0Gb/s 규격의 인터페이스


    HDD의 저장 용량이 늘어난 만큼 처리하는 HDD가 순간적으로 처리하는 데이터 용량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플래터 용량이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기록 밀도가 높아졌다는 말이 되며, 이는 읽고 쓰는데 걸리는 시간을 더욱 단축시켜 HDD의 전체적인 읽기/쓰기 성능 또한 향상시킨다.

     

    그런 연유일까? 대부분의 친환경성을 우선한 ‘그린’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기본 버퍼 메모리를 32MB를 얹었다. 충분한 버퍼 용량이 확보되어야 HDD와 PC 사이의 데이터 전송에 있어서 병목현상을 막을 수 있다.

    개인보다 기업 환경에 적합한 HDD

    사실상 WD의 캐비어 그린 시리즈는 성능을 우선시한 제품은 분명 아니다. 성능과 친환경성이라는 다소 상반되는 개념에서 최대한의 타협점을 끌어냄으로써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이 바로 WD의 캐비어 그린시리즈의 기본 개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에 비해 월등히 높아진 기록 밀도로 인한 성능향상이 어떠할지도 궁금하다. HDD 성능 테스트용 툴인 HD Tune으로 기본적인 읽기/쓰기 성능을 테스트해봤다.

     

    HD Tune을 통한 캐비어 그린 2TB의 읽기(사진 위) 및 쓰기(아래) 성능 테스트

     

    테스트 결과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단지 ‘친환경 모델’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약간의 성능을 희생시켜왔던 것을 생각하면, 일반 모델을 넘어 고성능 모델에 육박하는 성능을 보이는 캐비어 그린 2TB가 대견하게 보인다.

     

    기존 플래터를 사용한 1TB모델과의 읽기 성능 비교

     

    물론 이같은 결과는 장당 500GB를 달성한 고밀도 플래터의 공이 가장 크다. 검색 시간과 데이터를 읽고 쓰는데 걸리는 시간에 기록밀도가 그만큼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335GB 플래터를 사용하는 전작 2세대 캐비어 그린 1TB 모델과 비교해 보면 그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2TB라는 용량은 용량이 크면 클수록 좋은 시대에 딱 맞다

     

    ◇ 일단 기업 구매자에게 더욱 매력적인 모델 = 고품질 HD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일상화된 요즘, HDD 용량은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는 말 그대로 크면 클수록 이득인 시대가 됐다.

     

    그런데 이제 막 선보인 WD 캐비어 그린 2TB는 개인 사용자가 사용하기엔 아직 부담이 많다. 본래 신제품의 출시 초기 가격이 기본적으로 높은 것도 있지만, 최근 고환율로 인해 WD 캐비어 그린 2TB의 초기 가격은 1TB 모델이 첫 등장했을 때보다도 부담스러운 가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용량의 데이터 서버나 스토리지 서버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 입장에서는 WD 캐비어 그린 2TB야말로 반가운 제품 중 하나다. 새로운 설치공간과 시스템을 구축해 용량을 늘리는 대신 사용 중인 HDD만 WD 캐비어 그린 2TB으로 교체하면 훨씬 적은 투자비용으로 두 배 이상의 용량 증가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캐비어 그린 2TB는 저 전력․저 발열의 친환경 HDD 제품군이어서 유지비 절감에도 한 몫을 하며, 또 그러면서도 기존 모델에 비해 성능 향상까지 이뤄냈다. 용량 확장을 꾀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바람직한’ HDD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캐비어 그린 2TB도 보다 현실적인 가격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그 때까지 당분간 개인 사용자들에게 있어서는 당장 접하기 힘든 그림의 떡이라는 점이 못내 아쉬운 제품이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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