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톰을 우습게 보다간 큰 코 다친다! 엔비디아 아이온


  • 강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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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02-11 21:39:02

    프리미엄이 대세?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최근 제품 마케팅 방향이 빠르게 '양극화'로 진행되고 있음을 심심찮게 느낄 수 있다. 저렴하거나 혹은 비싸거나, 느리거나 혹은 빠르거나 등으로 대변되는 양극화 마케팅은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사람과 여유가 있는 사람 모두를 잡을 수 있는 효과를 어느정도 누릴 수 있다.

     

    PC 시장도 이러한 양극화 현상에 대한 영향을 어느정도 받았다. 그러한 결과는 결국 '아톰(Atom)' 프로세서로 모습을 드러냈다.

     

    아톰 프로세서는 대형 폼팩터 시장에서 치고박고 싸우면서 성능의 한계와 가격적인 부담이 겹쳐지면서 생겨난 '이단아'와도 같은 존재다. 게다가 경쟁 양상의 불씨를 대형 폼팩터에서 소형 폼팩터로 옮긴 순간이기도 하다.

     

    다만, 아무리 경쟁이 치열해졌어도 이쪽 시장은 여전히 '찬밥'신세다. 성능이 턱없이 모자란 것이 그 이유다. 그 덕에 이쪽 시장은 그저 '가볍게 쓸 수 있지만 성능은 그저 그런 PC'로 치부되고 말았다. 물론, 그것이 판매 신장의 원인이기도 했다.

     

    사용자는 더 작고 가벼운, 한마디로 기동성 있는 제품을 선호하고 있는 상태에서 가격까지 저렴한 넷북이 등장하니 너나할 것 없이 제품을 구입한 것이다. 그러나 판매가 많아진 만큼 불만도 많아졌다. 바로 앞서 설명한 것처럼 '성능'이 그 원인이 되었다.

     

     

    '성능에 대한 목마름' 해소해줄 플랫폼의 등장

    하지만, 현재 인텔 아톰 프로세서 자체로는 꽤 괜찮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이 같은 불만이 계속되는 이유는 바로 '칩셋'에 있다. 아톰 프로세서의 성능을 칩셋이 발목을 잡고 있는 형태인 것이다.

     

    현재 아톰 프로세서는 자사의 945GC 칩과 호흡을 맞추도록 되어있다. 이 칩셋은 상당히 오랜 세대의 칩셋 제품군으로 내장 그래픽 처리(GMA950) 성능도 썩 좋지 않은데다 여러 기능적인 제한도 있기 때문에 시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그리고 이러한 지적에 대해 하나의 해결책이 지난해 12월 제시됐고, 아톰 프로세서는 드디어 광명의 빛을 보는 듯 했다. 그러나 해결책은 불행히도 인텔이 아니라 엔비디아에서 먼저 나왔다. 그 주인공이 바로, '아이온(Ion)' 플랫폼이다.

     

    ◇ 아톰 + 지포스 = 아이온 플랫폼 = 아이온 플랫폼은 넷북, 그러니까 소형 폼팩터 규격의 제품 품격을 한 번 높여보겠다는 취지에서 등장한 플랫폼이다. 여기서 엔비디아가 꺼내든 카드는 '지포스 9400M'이다.

     

    지포스 9400M 칩셋은 현재 일부 메인보드 제조사가 이를 이용해 메인보드를 만들고 있으며 애플의 노트북PC 제품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현역' 제품이다.

     

    또한, 제품명에서도 알 수 있듯 지포스 9시리즈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다이렉트X 10, 병렬 컴퓨팅 명령어 쿠다(CUDA)를 지원한다. 지포스 9400M은 기본적으로 16개의 스트림 프로세서를 지녔다.

     

    이것이 '아톰 + 지포스'가 만난 아이온이다

     

    ◇ 엔비디아가 노리는 것은 아톰 프로세서 시장의 '틈새시장' = 아이온 플랫폼을 통해 엔비디아가 노리는 것은 다름 아닌 '틈새시장'이다. 이 틈새시장은 현재 다 비슷비슷한 성능과 구성의 아톰 플랫폼을 고급화하는 것에서 찾겠다는 것이 엔비디아의 속셈으로 보인다.

     

    이 뿐만이 아니다. 현재의 아톰 프로세서가 버거워하는 동영상 재생 및 몇몇 애플리케이션의 실행 문제를 최대한 해결함으로써 이들의 유저층을 자사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고자하는 목적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 어색한 시작으로 탄생한 아이온이 결국 틈새시장을 노릴 선구자가 될 것이다

     

    ◇ 아이온 플랫폼 어떻게 생겼나? = 현재까지 알려진 아이온 플랫폼의 형태는 넷북의 형태가 아닌 넷탑의 형태를 하고 있다. 물론, 넷북 제품으로도 아이온 플랫폼이 사용될 예정이니 이 부분은 시간을 갖고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넷탑의 형태를 한 아이온 플랫폼

     

    아이온 플랫폼을 보면 무수히 많은 단자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곧 아이온 플랫폼은 멀티미디어 환경에 최적화하겠다는 엔비디아의 의지로 해석된다. 아이온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예.

     

    아이온은 기본적으로 DVI 및 HDMI 출력을 지원하고 있다. 이전 아톰 프로세서 기반의 시스템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겠지만 아이온에서는 지포스 9400M의 힘을 빌어 이런 고급 영상 출력 기능도 갖출 수 있게 됐다.

     

    DVI, HDMI 출력 모두 가능한 엔비디아 아이온

     

    크기 또한 매우 작다. 입수된 테스트 제품의 크기는 대략 3.5형 하드디스크의 2배가 조금 넘는 크기를 하고 있다. 이 규격은 '피코-ITX(Pico-ITX)'라 불리는 것으로 비아(VIA)가 내놓았던 아티고와 매우 흡사한 형태다.

     

    속을 들여다보면 더욱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실제 아이온의 핵심 기판은 손바닥보다도 더욱 작은 크기를 하고 있다. 그 위에는 대형 쿨러를 얹어 발열을 해소하고 있으며 방열판을 제거하면 9400M 칩셋과 이보다 더 작은 아톰 프로세서를 볼 수 있다.

     

    3,5형 하드디스크의 약 2배 크기를 갖췄다

     

    피코-ITX의 시작은 이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모리는 이상하게도 So-DiMM 방식의 DDR3 메모리를 얹었다. 대부분의 아톰 기반 제품들이 DDR2 메모리를 사용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데, 이는 아톰 프로세서와 9400M 사이의 대역폭을 확보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아톰 + 지포스 + DDR3' 뭔가 기대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아이온 플랫폼 자체는 작지만 도터보드를 장착함으로써 더욱 강력한 제품으로 거듭난다

     

    '아톰이 아닌' 아톰 플랫폼 아이온


    ◇ 3D마크 06 점수

     

     

    3D마크 06에서의 테스트에서 아이온과 인텔 플랫폼과의 경쟁은 사실상 '비교불허'가 될 것 같다. 과거 엔비디아코리아 이용덕 지사장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엔비디아 자체 측정결과 아톰 플랫폼 대비 약 10배 가량의 성능을 보여줬다"고 말한 바 있다.

     

    테스트 결과 그의 말은 결코 허언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됐다. 순수히 3D 퍼포먼스에서 아톰은 절대 아이온을 넘을 수 없었다.

     

    ◇ 동영상 인코딩 처리 시간

     


    동영상 인코딩 파일은 1,080p 규격의 다크나이트 예고편으로 192MB 용량에 2:17초 길이를 가지고 있다

     

    바다붐을 이용해 동영상을 인코딩 했을 때의 결과도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물론, 아이온은 바다붐이 지원하는 쿠다(CUDA) 덕에 더욱 빠른 인코딩 속도를 보여줬지만 일반 아톰 플랫폼은 이조차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상당한 매력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동영상 인코딩 처리 중 CPU 점유율

     

     

    동영상 인코딩 중 프로세서의 점유율이다. 약 4~50%대를 꾸준히 유지하는 아이온과는 달리 인텔 플랫폼은 8~90%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서 설명했듯이 이는 아이온 플랫폼 내의 지포스 9400M의 성능으로 인서 효과가 매우 크다.

     

    ◇ 아톰 프로세서의 가능성 열어준 엔비디아의 야심작 = 확실히 아이온은 아톰 프로세서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줬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물론, 아톰 프로세서 자체의 성능이 썩 뛰어나다고 볼 수 없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아톰 프로세서의 성능과 비교해보면 아이온은 확실히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뤄냈다고 평할 수 있다.

     

    풀HD 동영상을 원활하게 볼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아이온의 장점은 다른 곳에서보다 멀티미디어 환경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일반 아톰 프로세서로는 꿈도 못꾸는 풀HD 영상을 아이온은 제대로 맛볼 수 있다는 점은 이를 충분히 증명하고도 남는다.

     

    그것 뿐만이 아니더라도 아이온은 아톰 프로세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줬다. 이것이 넷탑에 적용이 되던 넷북에 적용이 되던 확실한 매력을 갖추고 있는 플랫폼이니 만큼 엔비디아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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