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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고점 신호?...베이조스·저커버그 등 자사 주식 줄줄이 매도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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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3-25 13:50:45

    최근 미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기업 내부자들의 자사주 매도가 급증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미국 빅테크 거물들이 줄줄이 자사주를 내다 판 것으로 확인됐다. 증시 활황기가 정점에 다다랐다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 미국에서 빅데이터 분석기업 팔란티어의 공동창업자 피터 티엘,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메타플랫폼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등이 올해 1분기 수억 달러 규모의 자사 주식을 매도하면서 주식 매도 내부자 대열에 합류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이하사진=©연합뉴스

    투자연구관리업체 베리티 LLC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기업 내부자의 자사주 매수 대비 매도 비율은 12%대로 2021년 1분기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전했다. 매도 ·매수 비율이 높을수록 매도 거래가 더 많았다는 의미다.

    연초에는 일반적으로 매도 우위가 일반적인 데다 작년 말 기업가치가 하락하면서 내부자들의 매도 수요가 억눌린 영향이 작용했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매도·매수 비율은 이례적으로 급등했다는 평가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초 자사주 매도가 놀라운 수준이라며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은 최근의 기술주 강세가 약화될 조짐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분기에는 빅테크 경영진들이 매도 랠리를 주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내부자 거래 공시에 따르면 인공지능(AI) 데이터업체 팔란티어의 피터 틸 공동창업자는 이달 1억7500만달러(약 2353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도했다. 이는 2021년 2월 5억480만달러(약 6787억원) 처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매도였다.

    ▲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거침없이 질주 했던 3대지수는 22일(미 동부시간) 고점 부담 속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 입회장의 트레이더 모습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2월 85억달러(11조4283억원) 상당의 아마존 주식 5000만주를 처분했다. 아마존의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도 올해 들어 2110만달러(약 284억원)의 자사주를 매각했는데, 이는 2022~2023년 총 매도 금액인 2360만달러(약 317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저커버그 CEO 역시 올해 2월 초 메타 주식 29만1000주를 1억3500만달러(약 1817억원)에 팔았다. 2021년 11월 이후 최대 규모였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 수년 동안 자사주를 팔아 왔는데, 올들어 메타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내달리자 매도액을 키웠다.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각은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왔다. 데이터 전문기업 스노우플레이크의 프랭크 스루트만 전 CEO는 사임 발표를 몇 주 앞둔 지난달 초 6920만달러(약 93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대거 처분했다. 스루투만의 은퇴가 알려진 날 이 회사 주가는 29%가량 폭락했다.

    FT는 아마존이 관련 논평을 거부했으며 메타, 팔란티어, 스노우플레이크는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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