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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의회 “중구청, '예산삭감 비난' 여론몰이 심화...의회 심의의결권 무시 도 넘어” [현장+]


  • 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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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3-12-31 04:43:20

    ▲ 서울 중구의회 의원들이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윤판오, 조미정, 길기영, 이정미, 송재천 의원. ©베타뉴스
    [베타뉴스=유주영 기자]  서울 중구의회(의장 길기영)가 중구(구청장 김길성)이 의회의 고유권한인 예산 심의의결권을 무시하고, 일부 삭감이 있었던 것에 대해 비난의 여론전를 펼치고 있는 것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길기영, 윤판오, 이정미, 송재천, 조미정 등 중구의회 의원 5인은 27일 중구의회 본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중구청이 관 주도하에 주민규탄대회를 열고 의회가 독단으로 예산을 삭감해 주민 불편을 주도하고 있다며 호도하는 한편, 주민과 의회 사이를 이간질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중구의회는 지난 12일 제282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2024년도 사업예산한 5764억원 중 1.39%인 80억원을 삭감한 5684억원을 최종 의결했다. 
     
    이후 중구청은 의회의 예산삭감을 비난하는 현수막을 관내 곳곳에 걸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구청은 예산삭감에 이의를 제기하는 기자회견은 물론 지난 26일에는 중구민 300여명을 동원해 의회에 대한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에 중구의회 측은 “불필요한 예산만 중점적으로 최소치로 삭감한 것인데, 마치 몇 백억원이 삭감되어 구정이 운영되지 못하는 것처럼 주민을 호도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제는 딱한 마음까지 든다" 고 전했다.

    ▲ 중구의회가 의회 앞에 내건 현수막 모습. ©베타뉴스
    이에 대해 윤판오 부의장은 중구청이 이번 예산안 의결이 마치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주도로 이뤄진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 부의장은 “예결위원장이자 국민의힘 소속 소재권 의원 주재 하에 예산심의가 이뤄졌다”며, “이 과정에서 의장을 제외한 여야 의원 8명이 참석한 예결위에서 여야 동의 하에 삭감하기로 한 예산은 74억 3800만원이며, 수정안으로 5억 600만원을 추가 삭감한 것 뿐”이라고 전했다.
     
    윤판오 부의장은 주민 규탄대회 등 구청의 의회 비난 행위를 열거한 후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내년 총선에서 특정 정당을 지지하려는 집행부의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우선 예산삭감 관련 일부 주민들이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부분은 쓰레기처리, 주차장 관리 및 어린이집 육아시설 문제다.  
     
    윤판오 의원은 “(구청  측이) 쓰레기장 및 주차장 관련 예산을 삭감해 주민 불편을 야기시키고 있다는 여론전을 펼치고 있는데,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당초 쓰레기 매립 관련 예산을 73억으로 짜 왔으며, 이는 4분기로 나눠 집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쓰레기 대란'이 일어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는 하반기 추경에서 추가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현재 구의 예비비가 불과 10억원으로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이 예산을 예비비로 돌려 앞으로 쓰레기 처리장 등에 사용할 수 있게 여유를 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신당5동 및 청구동 등 주차시설 예산 문제와 관련해서도 "단지 1억 9천 예산으로 페인트칠만 다시하는 정도의 예산만 올라왔길래 장기적으로 진입로를 고치고 더 많은 수용이 가능하도록 공사할 수 있도록 예산을 다시 편성하도록 한 것"이라며 주차대란이 일어날리 없다고 단언했다. 윤 의원은 중구의원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주차관리소 도장 문제와 차량 진입 등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충분히 살폈다고 덧붙였다. 

    ▲ 기자회견하는 길기영 중구의회 의장 ©베타뉴스
    조미정 의원은 “육아종합지원센터 관련 민간위탁 동의안을 상정하지 않은 것은 주민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렴한 결과로 좀 더 심도깊은 검토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라며 “육아종합지원센터가 직영으로 운영되고 나서 서비스 만족도가 높았었는데,2년도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충분한 논의 없이 민간위탁으로 전환하는 것에 주민들의 찬반 여론이 첨예하게 대립돼 있어 좀 더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는 25 년까지 유보통합(유치원 및 어린이집 통합)이라는 정부의 교육제도 정책이 시행 중으로, 추이를 봐야 한다.” 라고 덧붙였다.
     
    이정미 의원은 중구 봉제지원센터 예산 삭감 항의 방문에 대해 “구청에서 삭감 사유를 어떻게 전했는지 관계자분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많아서 자세히 설명드렸고, 모두 이해하고 가셨다”며 “지난 몇년간 봉제소공인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민원 등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방안으로 마련하고자 여야 모두가 합의해 삭감한 내용인데 구청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소공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길기영 의장은 “지난 10월 예산관련 논의가 있을 때 구청장이 해외출장을 핑계로 의회에 출석하지 않았는데, 집행부가 주민들을 동원해서 규탄대회를 여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중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의회를 무시하고 출석을 하지 않고서 의회의 고유권한인 예산심의권 집행을 비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재천 의원은 “구청장이 정치적 행위를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며 “공단과 집행부 예산이 일부 중복돼 있어 이를 삭감한 것에 대해 어린이집 원장 등 교육자들을 선동해 피켓을 들게 한 것은 정말로 심각한 문제”라며 정무적 해결을 촉구했다. 
     
    끝으로 중구의회 의원들은 "여야가 합의한 내용을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이제와서 모른척 하고 있다. 국힘 의원들은 구청장 뒤에 숨지 말고 당당히 합의한 예산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중구청과 구청장은 '의회 길들이기'를 멈추고, 삼권분립을 존중하는 자세로 중구민들에게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베타뉴스 유주영 기자 (boa@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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