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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폰 고장났어요”···‘자녀 사칭’ 메신저 피싱 일당 6명 검거


  • 정하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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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3-09-26 11:11:45

    ▲ 신종 자금세탁, 메신저피싱 사기 범행 개요. © (사진제공=부산경찰청) 

    5명 구속..해외로 도피 4명, 지명수배

    자녀를 사칭해 문자메시지를 보내 원격 접속 앱을 설치한 뒤 개인정보와 예금 등을 빼내는 이른바 문자 금융사기로 피해자 155명에게서 약 63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특별법 위반,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국내 총책 A 씨 등 5명을 구속하고 공범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에게 대포 통장과 유심칩을 제공한 21명을 입건하는 한편 해외로 달아난 해외 총책 B 씨 등 4명을 지명 수배했다.

    A·B씨 등은 2021년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문자 금융사기 수법으로 총 155명으로부터 63억원가량을 가로챈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먼저 스마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60대 이상 고령층에게 자녀를 사칭해 "엄마, 폰을 떨어트려 파손보험을 신청해야 한다"며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속은 피해자들이 문자메시지에 연결된 원격 접속 앱 링크를 누르면 피해자 스마트폰을 해킹해 신분증,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 등 금융 정보를 알아냈다.

    ▲ 메신저피싱 범행 실행과정. © (사진제공=부산경찰청)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피해금을 피해자 계좌에서 도박사이트 입금계좌로 곧바로 이체한 후 다시 제3자 명의 계좌로 환급받아 베트남에서 최종 인출하는 신종 자금세탁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자금세탁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명의와 인터넷 광고로 모집한 대출희망자로부터 제공받은 선불유심 및 개인정보를 도용해 불법 도박사이트 300곳에 회원으로 무단 가입하거나, 대포계좌 148개를 도박금 환전계좌로 등록해 이용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도박업자들이 자금세탁 사실을 알게돼도 도박 자체가 불법이다보니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못하는 점을 노렸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무심코 저장해 둔 개인정보 및 금융정보가 사기범의 목표가 되고 있다"면서 "가족이나 지인이라 할지라도 일단 메신저피싱을 의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휴대폰 32대, 대포유심·계좌 121개를 압수, 4억5000만원을 법원의 결정으로 추징보전하는 등 범죄수익 총 7억5000만원을 환수조치했다.

    ▲ 자금세탁책 체포 현장에서 압수한 휴대폰 및 유심칩. © (사진제공=부산경찰청)


    베타뉴스 정하균 기자 (a1776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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