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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피하러 온 70대 노인 쫓아낸 지구대...관할 경찰서 “서장 명의 사과문 누리집 게시”


  • 이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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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3-01-29 09:31:32

    ▲ 부산 동부경찰서 누리집에 올라온 사과문.

    사안의 진상을 철저하게 조사해 결과에 따라 엄중히 조치

    [부산 베타뉴스=이재승 기자] 한 겨울 밤 추위를 피해 부산의 한 지구대를 찾은 할머니를 내쫓으면서 논란이 일었던 경찰이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결국 사과문을 냈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28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하고 “관내 지구대를 방문한 민원인을 지구대 밖으로 퇴거시킨 일에 대해 민원인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서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민원인이 처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사안의 진상을 철저하게 조사해 결과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70대 노인 A 씨는 지난달 14일 자정쯤 마지막 기차를 놓치고 추위를 피해 부산 동부경찰서 소속 한 지구대를 찾았으나 직원들에 의해 문 밖으로 쫓겨났다.

    A 씨가 지구대에서 머문 시간은 40여 분이며, 이후 경찰에 의해 한쪽 팔이 잡혀 밖으로 끌려 나갔고 다른 경찰은 지구대 문을 걸어 잠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황은 지구대 내부 폐쇄회로(CC)TV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A 씨는 다른 경찰서를 찾아가 몸을 녹이다가 첫차를 타고 귀가했다. 이후 A 씨는 “직원들이 불친절한 태도를 보이며 강제로 내쫓았다”며 경찰을 상대로 고소장을 냈다.

    부산 경찰은 자체 진상 파악과 함께 고소장에 따른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당시 지구대 근무자들은 A 씨가 직원들에게 무례한 말을 하는 등 업무를 방해해 퇴거조치했다는 입장이지만 A 씨는 “노숙인도 아니니 친절하게 대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의 대화는 지구대 내부 폐쇄회로(CC)TV에 녹음되지 않은 만큼 현재로서는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다..


    베타뉴스 이재승 기자 (pres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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