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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네트워크 외부성 없다는 폴크루그먼 교수 주장에 대한 이견


  • 이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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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2-12-30 12:24:02

    테슬라 네트워크 외부성 없다는 폴크루그먼 교수의 주장에 대한 반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 시립대 교수는 27일(현지시간)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테슬라는 네트워크 외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폴 크루그먼 교수의 주장에 대한 약간의 반박을 해 보고자 한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은 네트워크 외부성이 있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외부성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다른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기 때문에 결국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제품을 쓰게 되는 강력한 네트워크 외부성(network externalities)의 이점을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뿐 아니라 오피스 프로그램으로 강력한 네트워크 외부성을 갖고 있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워드 문서를 보내주면 나도 MS오피스나 워드가 있어야 그 문서를 열어볼 수 있기 때문에 나도 MS오피스를 사야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와 오피스에 네트워크 외부성이 있었지만, 모바일 시대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윈도우의 강력한 외부성을 모바일에서는 잃고 말았다. MS오피스를 타 플랫폼용으로 내놔서 MS오피스만 지켜낼 수 있었다. 윈도우는 새로운 시대인 모바일 시대에 존재하지 않는 운영체제가 되고 말았다.

    애플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20% 내외의 점유율 밖에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데스크탑이나 노트북 시장에서도 글로벌 점유율이 낮다. 그럼에도 네트워크 외부성을 발휘하고 있다.

    전기차는 윈도우나 MS오피스와는 비교할 수 없이 비싼 제품이다. 테슬라는 전기 자동차를 만들고 있으며, 차 한대의 가격이 가장 저렴한 것이 6000~7000만원 선이고 가장 인기 있는 모델Y의 경우 1억원에 육박한다. 테슬라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신규 등록 기준 2020년에 79%에서 2021년에는 71%로 하락했고, 2022년에는 대략 65%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년 1억대 규모에 육박하고 있고, 테슬라는 2030년까지 년 2000만대씩 전기자동차를 생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전체 자동차 시장의 20% 점유율에 해당하는 규모다.

    강력하고 편리한 슈퍼차저 인프라

    테슬라는 전기차와 함께 자사의 충전 인프라인 슈퍼차저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테슬라 슈퍼차저는 2022년말 현재 중국에서 1500개 이상의 슈퍼차저를 보유하고 있고 10,000번째 슈퍼차저 스톨이 탄생했다. 한국에서는 슈퍼차저가 100개를 넘어섰다.
    테슬라 운전자가 외부 여행을 떠날 때 가능하면 가장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는 슈퍼차저를 우선적으로 찾고, 슈퍼차저가 근처에 없을 때 일반 충전소를 찾는다.

    테슬라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강력한 충전 인프라인 슈퍼차저를 타 브랜드 차량에 공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테슬라 차량은 한번 사면 수년간 타지만, 슈퍼차저 등 충전 시설은 일상처럼 자주 이용해야 한다. 테슬라는 슈퍼차저 등 충전 시설을 빠르게 구축해 가고 있으며, 이 슈퍼차저가 네트워크 외부성이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한번 충전해서 500km정도 밖에 주행할 수 없는 전기차의 특성 상 수천 km를 다니는 미국의 경우 슈퍼차저 충전망이 잘 갖추어져 있는 테슬라 밖에 대안이 없다. 테슬라는 슈퍼차저 충전기를 이미 대량생산하고 있고, 전세계에 빠른 속도로 충전망을 확충하고 있다.

    슈퍼차저를 써 보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꽂기만하면 충전이 되기 때문이다. 다른 충전기들은 충전을 하기 위해 여러번 눌러야 하고 충전기마다 충전 방식이 다른 등 사용 방법이 복잡하다. 반면 테슬라 충전기는 꽂기만 하면 충전이 된다.

    MS오피스가 네트워크 외부성이 있다고 하지만, MS오피스 없으면 문서를 완전히 못 보는 것은 아니다. 슈퍼차저도 마찬가지다. 슈퍼차저 없으면 충전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슈퍼차저만큼 글로벌 충전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는 충전망은 없고, 슈퍼차저 만큼 충전이 편리한 충전기는 아직은 없다.

    슈퍼차저의 편리함을 경험한 타 브랜드 차량 운전자들이 다음차로 테슬라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것이 네트워크 외부성이 아닐까.

    자율주행 개발 포기하는 업체들 속출

    완전자율주행 경쟁도 그렇다. 낮은 단계의 주행보조 기능은 대부분의 업체들이 제공하고 있지만, 레벨5 자율주행은 여러 업체들이 포기를 하고 있다. 앞으로 포기하는 업체가 늘어날 것 같다. 개발에 돈이 너무 많이 들고,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애플마저 레벨5 자율주행 개발을 포기하고, 레벨4 정도의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애플카를 개발한다고 알려졌다. 반면테슬라는 FSD 베타를 와이드 릴리즈 해서 북미지역에서 28.5만대가 넘는 테슬라 차량에서 쓰이고 있다.

    이렇게 자율주행 개발을 포기한 업체들은 다른 회사 자율주행을 사다가 써야할 것 같다. 이런 시기가 오면 자율주행 기술이 네트워크 외부성이 될 것 같다.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을 독점 못할 것이라고 비판할 필요는 없다. 애플도 스마트폰 시장 20% 언저리만 가지고도 이렇게 높은 가치를 인정 받고 있지 않나. 테슬라도 전기차 시장의 20% 정도만 점유해도 충분히 잘 하는 것이다.


    베타뉴스 이직 기자 (leeji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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