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경희대 박은정 교수, 가습기살균제 성분 폐섬유증 일으키는 과정 밝혀


  • 강규수 기자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22-04-18 14:51:34

    ▲2022.04.18-경희대 박은정 교수, 가습기살균제 성분 폐섬유증 일으키는 과정 밝혀 [표]=연구 모식도 ©경희대학교

    경희대학교(총장 한균태) 의과대학 박은정 교수는 가습기살균제의 대표적 성분인 ‘PHMG-P(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 인산염)’를 세포와 동물에 처리한 후 폐섬유증이 일어나는 가장 큰 이유로 체내에서 손상된 폐 조직을 치유하는 ‘항염증 과정’이 정상 작동하지 않은 점을 밝혀냈다.

    연구는 고려대학교 강정원 교수와 함께 국가표준기술원의 지원으로 수행했고, 4월 14일 ‘Polyhexamethylene guanidine phosphate-induced necrosis may be linked to pulmonary fibrosis’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Toxicology Letters’(IF=4.372) 온라인판에 공개됐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사람들이 폐 질환 등을 앓은 사건으로 관련 사망자만 1,400명이 넘었다. 박 교수는 가습기살균제 성분 중 가장 많은 피해자를 발생시킨 PHMG-P를 다뤘다. 그는 선행 연구를 통해 살균·소독제에 의한 폐질환의 실마리가 이 성분이 호흡기를 통해 유입될 때 폐 내에서 일어나는 초기 반응에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PHMG-P 22μg을 마우스의 폐에 직접 노출하고 24시간 이내에 폐 내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집중적으로 관찰했다.

    관찰 결과 PHMG-P를 폐에 직접 노출 1시간 후부터 폐 조직에서 ‘괴사성 세포사(necrosis)’가 정상군보다 급격히 증가했고, 염증반응과 항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들의 양도 증가했다. 괴사성 세포사와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발현은 마우스에 폐섬유증이 발생하고 21일까지 지속했지만, 항염증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발현은 노출 3시간 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염증반응을 제어하고 손상된 폐 조직을 치료하는 ‘항염증 반응(anti-inflammatory)’이 정상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박 교수는 “항염증 반응이 급격히 감소하는 과정과 폐섬유증을 일으키는 다른 환경 중 유해물질에 관한 연구를 동시에 진행하면, 지금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폐섬유증’의 원인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베타뉴스 강규수 기자 (health@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http://m.betanews.net/1326552?rebuil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