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소식

민주노총 이종욱 광주본부장 “60만 광주 노동자를 위해 ‘노정 교섭의 틀’ 만들 터”


  • 이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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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1-08-02 10:22:08

    ▲민주노총 이종욱 광주지역본부장이 투쟁현장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완수 기자

    14개월간에 걸친 ‘호원지회’ 승리 투쟁 기억나

    민주노총이 앞장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투쟁

    코로나19 집회금지는 노동정책 실패 덮으려

    회사의 이윤은 노동의 결과라 정당히 나눠야

    GGM의 사상검증 의심 질문 아직도 사과안해

    산업정책 등 논의 위해 산별노조 역할 ‘뚜렷’

    이석기 석방 투쟁은 민주노총의 당연한 역할

    금호타이어의 해외매각 반대 우려가 현실로

    [베타뉴스=이완수 기자] 공무원노조 광산구지부장을 거쳐 전국공무원노조 광주본부장을 지낸 이종욱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장을 만나 광주노동계 현안은 물론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치러진 민주노총 시위,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의 괴리감 등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장으로서 역할과 각오 등을 1문 1답으로 알아본다.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에 관해 설명한다면?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는 5만여 명이 가맹조직의 조합원으로 가입해 자본과 권력의 어떠한 탄압과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깃발을 높이 들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이 보장되는 통일 조국, 민주사회 건설의 그 날까지 힘차게 전진하는 선봉에 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가맹조직으로 금속노동조합,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등 16개 산별과 산하조직으로 광주지역본부, 전남지역본부 등 16개 지역본부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 임기를 시작해 가장 보람이 있었거나, 기억나는 활동은?

    -광산구 하남공단에 있는 금속노조 호원지회가 지난해 1월 5일 설립되자 사측에서 어용노조를 만들고 호원지회를 탄압하기 시작했다.

    호원지회 조합원들은 “욕하지 마라, 반말하지 말아라, 인간답게 살고 싶다.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라” 등 노동조합을 지키고 인간 존엄을 회복하는 투쟁을 시작했다. 이는 주면 주는 대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던 ‘공돌이’, ‘공순이’에서 노동자로 다시 태어난 조합원들은 14개월 투쟁을 벌였다.

    특히 단식투쟁, 삭발투쟁, 잔업·특근 거부 투쟁, 공장점거 농성 투쟁 등 민주노총 등 지역의 연대를 믿고 흔들리지 않는 투쟁으로 결국, 올해 3월 20일 사측과 합의를 하고 승리를 거뒀다.

    지금도 조합원들이 노동자로서 당당히 서서 투쟁하고 승리해 공장의 농성장을 나오는 장면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하다.

    ▲호원지회 투쟁 일지를 보니 노동자의 아픔이 느껴진다. 아쉬운 점도 말해달라?

    -GGM 사상검증 면접사태 시 벌어진 사상검증으로 보이는 질문 등이다. 이와 관련해 박광태 GGM 사장, 이용섭 광주시장의 공식적인 사과를 받지 못한 게 제일 아쉽다. 이후, 광주시장이든 GGM 사장이든 노동의 가치, 노동에 대한 관점을 바로잡아야 하는 것이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의 과제다.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의 괴리감에 관한 입장은?

    -우리나라는 1997년 IMF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을 펴게 됐다. 즉 비정규직 제도를 도입해 이에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소득 불평등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같은 공장에서 같은 노동을 하는데 비정규직은 정규직 임금의 절반 정도이다.

    IMF를 가장 먼저 극복했고, 대기업의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재난 시대임에도 호황을 누리고 있어 민주노총의 핵심구호는 여전히 비정규직을 철폐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제로화하겠다고 했지만 이행하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 10월 20일 총파업의 핵심요구이다. 정규직 노조가 앞장서서 비정규직 정규직화 투쟁에 나서고 있다.

    민주노총 호원지회 투쟁 모습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기아차노조 등 대기업 노조를 두고 귀족노조라며 비판하는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시민들의 비판적 정서가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기업의 이윤의 원천은 노동자들의 노동에서 나오는 데 기아차,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매년 수조 원이다. 25년 근무하는 노동자가 1억 원의 연봉을 받기 위해서는 명절을 제외하고 잔업, 특근해야 가능하다. 50대 노동자 대부분이 근골격계 질환을 갖고 노동을 하는 등 회사의 이윤을 노동자가 합당하게 나누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기업노조에 이어 산별노조가 필요한 이유와 역할은?

    -예를 들어 2030년 이후, 자동차 산업의 대대적 전환을 예상한다.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 수소차로 전환되면 부품이 최소 30%이상 줄어들고 연동해 노동시장의 변화도 예상할 수밖에 없다. 그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산별노조와 정부가 산업정책을 주제로 논의가 필요하다. 이는 기업노조와 회사가 해결할 수 없는 것이라 유럽의 노동조합은 모두가 산별노조로 운영되고 있다.

    ▲건설현장 등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부딪히는 등 시민들의 우려는 알고 있는지?

    -정부의 건설노동자, 건설현장기술자 수급정책 부재에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건설노동자들의 고용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정부의 정책이 없으므로 발생하는 일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노무비를 줄이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지속해서 늘리고 있다. 이러한 조건에서 조합원들의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음을 이해해달라.

    ▲민주노총이 이석기 석방 등 정치투쟁에 몰두하고 있다는 시각에 관해 설명한다면?

    -대한민국 헌법의 위임으로 법으로 보장된 조직은 노동조합과 정당이 유일하다. 노동조합은 조합원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지위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이다. 그런데 조합원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지위 향상은 법과 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본질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한다.

    법과 제도는 정치가 규정해 노동자의 처지를 개선하기 위해 진보적 정치 행위와 진보 운동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일 것이다. 10조 원이면 대학까지 무상교육이 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4.27 판문점 선언, 9.19 평양 선언에서 70년 분단 적폐를 청산하고 항구적 평화체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으나 역대 정부 중에서 최대로 국방비를 증가했다.

    여기에 우리 사회, 우리 민족의 분단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종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자고 한 대표적 진보정치인 이석기 의원의 석방 운동은 우리 사회에서 진보적 대중조직인 민주노총의 당연한 역할이다.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이유로 헌법에 보장된 권리인 집회, 결사의 자유마저 금지하는데?

    -코로나19 재난에 전국에서 수많은 민주노총 집회가 열리고 있다. 그러나 민주노총 집회가 원인이 되어 감염자가 발생한 사례는 한 건도 없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정치선언 기자회견장을 지켜보면 수백 명의 시민이 촘촘하게 밀집했지만, 방역 당국과 사법당국은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감염률이 극히 낮은 노동조합의 집회, 결사의 자유를 코로나19를 이유로 과도하게 금지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 실패를 규탄하는 노동자들의 입을 막으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임원진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민주노총에서 바라보는 금호타이어의 현실을 진단한다면?

    -금호타이어가 2018년 4월 외국 자본인 더블스타로 매각되는 절차에 들어가자, 민주노총과 진보연대 등 시민사회는 제2의 쌍용자동차 사태를 우려해 해외매각을 반대했다. 금호타이어는 해외매각 외에도 회생이 가능한 기업이었으나, 결국 산업은행, 문재인 정부, 광주시가 나서 해외매각을 해버려 현재 금호타이어 상황은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더블스타는 이미 금호타이어 기술력을 확보하고 국내 신규투자, 설비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등 노동자들의 처지는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 공장을 신설하고 있고, 세계 타이어 시장에 금호타이어 점유율이 제한된 상황에서 국내공장은 존망의 갈림길에 처할 수도 있는 형편에 빠졌다.

    ▲마지막으로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장으로서 임기 중 각오와 목표는?

    -올해 1월 1일 광주지역본부장으로 취임해 2023년 12월 31일까지인 3년 임기 중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다. 광주시민 중 노동의 대가인 임금으로 생활하는 노동자 수가 약 60만 명으로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조합원 수는 5만여 명이지만, 60만 광주 노동자를 대변하는 민주노총으로 앞장서 나아갈 것이다.

    60만 노동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광주시 노동정책은 반드시 민주노총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임기 중 광주시와 민주노총이 노동 현안을 논의하는 구조, 즉 ‘노정 교섭’의 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베타뉴스 이완수 기자 (700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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