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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좋은일만 시켜" 일침가한 정총리, LG-SK 합의 속도 낼까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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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1-01-29 09:50:00

    ▲ 정세균 국무총리가 28일 서울 목동의 한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전기차 배터리 관련 소송에 대해 "남 좋은일만 시킨다"며 일침을 가하면서 양사 간 소송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총리는 28일 서울 양천구 목동 한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기업인 출신 총리로서 LG와 SK가 해외에서 벌이는 배터리 소송에 대해 나설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 정치권도 나서 제발 빨리해결하라고 한다. 정말 부끄럽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소송비용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경제적인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양사 최고 책임자들과도 직접 소송전에 대해 논의해 봤다면서 "낯 부끄럽지 않은가.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려야겠는가. 빨리 해결하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배터리 산업의 미래가 앞으로 크게 열릴텐데 양사가 자기들끼리 작은 파이를 놓고 싸우지 말고, 큰 세계 시장을 향해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총리의 이같은 발언 배경에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배터리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 간 분쟁이 전반적인 대한민국 산업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부담감에서 나온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 2019년 4월 LG화학은 이노베이션을 상대로 ITC에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양사는 국내외에서 배터리 영업비밀, 특허를 두고 여러 분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막대한 자국 보조금 정책을 등에 업은 중국 CATL과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1~2위를 두고 지난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는데 SNE리서치에 따르면 1~11월 누적 기준 CATL이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정 총리의 이번 발언으로 현재 지지부진한 양사의 협상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실제로 이날 정 총리의 발언 후 양사는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소송과 관련해 현재 합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원만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고, SK이노베이션도 입장문을 통해 "모든 소송 과정에 성실하게 임해왔음에도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며 "정 총리의 이날 우려 표명은 국민적인 바람이라고 엄중히 받아들인다"고 전했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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