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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부실 의혹 커지는 수협, 부실 채권에 채용 문제까지…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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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0-10-26 10:35:38

    수협중앙회 © 연합뉴스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국회 국정감사에서 수협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운영 부실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6일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하면 최근 3년간 경기침체로 인해 중소 상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지역수협의 부실 채권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 의원이 수협중앙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도 지역수협의 부실 채권 규모는 962억원으로 지난 2018년의 597억원과 비교했을때 66%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거제수협이 179억원으로 부실채권규모 1위를 차지했고, 근해통발수협 48억원, 인천수협 41억원, 냉동냉장수협 35억원 등의 순위로 나타났다.

    최 의원은 상위 6개중 4곳이 최근 3년간 부실채권 규모가 6배 이상 증가한 부분에 대해 주목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부실 채권 규모가 가장 컸던 거제수협은 지난 2018년도에 비해 6.3배 증가했으며, 근해통발수협이 6.7배, 냉동냉장수협이 12.7배, 울산수협이 6.3배의 증가율을 보였다.

    ▲2020년도 부실 채권 규모 상위 6곳 및 증가율 ©최인호 의원실

    최의원은 "제2금융권에 해당하는 지역수협은 제1금융권 이용이 어려운 중소 상인들과 신용등급이 낮은 개인들이 주로 이용하는데, 지역수협의 부실 채권 규모가 급증했다는 것은 서민들의 생활이 급격히 어려워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채용문제에 대해서도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 22일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현재 지역조합 수협에 근무 중인 임직원 자녀는 41명, 친인척은 38명으로 이들 79명 중 77%에 해당하는 67명은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계약직으로 입사했다.

    이후 입사한 67명 중 43%인 29명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최근 5년간 지역조합의 평균 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율 17%에 비해 2.5배나 높은 수치다.

    문제는 수협의 채용방식이라는 것이 맹 의원의 설명이다. 맹 의원은 "지역조합의 채용은 '서류-필기-면접'을 거치는 고시채용과 '서류-면접'으로 이뤄진 전형채용 두 종류로 이뤄져 있다"며 "이 중 전형채용 비율이 70%에 달하는데, 주관적 평가 영역만 있어 부정이 개입할 소지가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정부가 실시한 채용비리 실태점검 결과 A수협에서는 필기 성적우수자를 탈락시키고, 임직원 관련자나 특정지역 출신자를 합격시켰다. B수협에서는 비상임 감사의 조카를 채용하기 위해 응시 연령을 조정하고, 합격자 배수도 임의 조정했으며, 지원자가 5명 있었는데도 지원자가 없다며 재공고를 통해 특정인을 채용했다.

    ▲지역조합 계약직 채용자의 정규직 전환 비율 © 맹성규 의원실 

    C수협의 경우 예정에 없던 인성평가를 실시해 인성점수를 높게 받은 조합장의 지인과 임직원 친인척 다수를 합격시키는 등 채용 비리의 형태가 다양하고 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맹 의원은 "임직원이나 조합장의 자녀라고 해서 모두 비리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그럴수록 더욱 투명하고 엄정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리 감독 기관인 해양수산부가 직접 나서 지역조합의 채용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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