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단독] '필로폰 적발' 공 가로채기 방조 '의혹' 관세청.. 일부 인맥 '싸고 돌기' 백태?

  • 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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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0-09-22 15:39:07

    ▲ 관세청이 자리한 정부 대전청사 ©베타뉴스

    [베타뉴스=유주영 기자] 관세청이 마약 반입을 적발해낸 공무원이 아닌 이를 가로 챈 공무원에게 포상을 하고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1일 관세청 공무원 A씨는 "(자신이 최초 발견한 60억원 상당의 마약 반입을) B씨가 발견한 척 상부에 보고해 공적을 가로챘다"며 "이는 관세청의 업무 실수일뿐 아니라 조직 내 일부 인맥의 조직적인 행패"라고 비난했다.

    ◆마약 적발 공 가로챘나 

    A씨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3년 8월 19일 오후 3시경 인천세관에서 중국 위하이 발 화객선인 뉴골든브릿지2호가 입항하면서 들어오는 보따리상을 검색대에서 검사하다가 미심쩍은 물건을 발견하고 이를 마약 담당 여직원에게 넘겼다. 이 물건은 각기 다른 검사대로 들어온 25kg에 달하는 기계부품(발전기 모터) 2개였으며 이온스캐너로 검사를 진행하자 마약(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다. 마약 담당 여직원은 바로 마약팀장인 B씨에게 연락했으며 B씨는 전화를 받고 25분 후에 달려온 자신이 이를 최초 적발했다고 상부에 보고했다는 것.

    당시 마약 조사를 담당하던 B씨는 모터를 공업사에 넘기기에는 이날은 오후 5시를 넘겨 늦다고 판단해 다음날 공업사에 넘겨 분해하고 974g의 마약이 들어있는 것을 확인하고 자신이 이를 최초 적발했다고 관세청장에 알렸다고 A씨는 주장했다.

    ◆한 번의 공적으로 여러번 표창받은 정황도 

    B씨는 마약 적발의 공을 인정받아 2013년 10월 '이달의 관세인'에 선정되고 같은해 12월 국정원장 표창까지 받았으며 국정원 표창에는 관세청의 공적확인서가 힘을 발휘했다고 본다고 A씨는 전했다.

    이후 A씨는 2019년 관세청에 민원을 내고 관세청의 처사가 부당하다고 주장했으나 관세청 측은 회신을 통해 "(2013년 인천세관 마약 적발을) A씨와 B씨의 공동으로 인정하겠다"며 "앞으로 A씨의 승진, 포상에도 참고하겠다"는 내용의 답변을 보내왔다. 또 관세청은 B씨의 공적사실이 인정돼 2013년 이달의 관세인 수상을 한 것은 실적 가로채기로 보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이어 "B의 국정원장 표창 및 훈장, 수상 시에 해당 공적이 사용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A씨는 이 공적진술서가 사용되지 않고서는 국정원장 표창과 청와대 녹조근정훈장 수상의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B씨는 2015년 한 시사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이 마약 발견한 경위를 설명하는 내용의 인터뷰도 했다. A씨는 이 인터뷰도 앞뒤가 맞지 않는 거짓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17년 B씨는 청와대에서 주는 녹조근정훈장도 받았다. '이달의 관세인'과 국정원장 표창을 받은 2013년과 상당한 기간이 떨어져 있음에도 훈장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라디오프로그램에서의 거짓 인터뷰 때문이라는 것.

    관세청은 A씨에게 보낸 해명서한에서 한건의 공적은 한 기관에서 한 번만 인정될 수 있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렇게 이달의 관세인 2번, 국정원장 훈장, 녹조근정훈장 등 3개 기관에서 4번에 걸친 표창을 받은 것은 관세청 측의 설명에 어긋난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법리 다툼으로 번진 마약 공적 가로채기 '의혹'


    또한 지난 7월 A씨는 B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B씨가 A씨의 공적을 가로채 승진에서 배제되고 정식적 충격을 받은 데 손해 배상하라고 청구했다.

    B씨는 이에 "X-ray 판독 담당직원이 A씨에게 검사를 요청했으나 모터가 쉽게 분해되지 않았고 마약수사계에 이온스캔을 요청하고 이에 필로폰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며 청구를 기각해 달라고 주장했다.

    B씨는 재판부에 보낸 답변서에서 "A씨의 주장이 부당하다"며 "A씨는 이온스캔 요청과 함께 (마약이 들어있는) 발전기 모터를 마약수사계에 인계한 역할을 했고, 자신과 마약수사계 직원들이 이온스캔 검사와 물품 적발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씨는 자신은 적극적으로 마약 성분 검사 요청까지 여성 직원에게 해 마약 반입을 적발했으나, '조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마약수사계의 B씨가 당연하게 수행해야 할 조사 업무를 해 놓고 적발까지 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말했다.

    A씨가 설명한 2013년 8월 19일의 마약 발견 정황에 따르면 3번 검사대로 모터가 들어왔으며 이것이 미심쩍어 마약담당 여성 직원을 오라고 손짓을 하면서 불러 검사를 요청했고 그 여직원은 이온스캔을 실시하고서 마약반응이 확실히 나와서 담당계장 B씨에게 전화를 했다. 그러자 B씨는 적발 후 25~30분 후 인천세관 현장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어 무역검사관 창고에 이를 옮긴 B씨와 마약계 일행은 3일 동안 A씨는 모르게 하고 상부에 마약 적발을 보고했다고 전했다고 A씨는 전했다.

    또 자신이 마약을 적발했다는 것을 담보해줄 증인은 당시 보따리상 300여명 뿐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공무원들 9인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신이 마약을 적발했다는 주위 직원의 증언이 담긴 녹음파일 3개를 제시했다.

    ◆관세청 내 일부 인맥의 '감싸기' 의혹도 

    또한 그는 국민권익위원회에 지난 8월 관세청 일부 인맥이 마약을 발견한 자신이 아닌 B씨를 비호해 공적을 가로챈 것에 대한 부패신고도 한 상태다.

    국민권익위 신고내용에서 A씨는 자신이 '마약 모터'를 발견했지만 B씨가 자신이 잡았다고 주장하며 공이 인정된 것은 B씨를 비롯한 일부 인맥에 연결돼 있는 조사과장 ,인사과장, 감사과장, 조사국장의 '관행적 짜고 치기'라고 비난했다.

    A씨는 B씨가 모터를 분해해 마약을 발견하고서도 3일이 지나 관세청장에 보고한 것은 같은 인맥인 조사국장과 다른 의도를 갖고 있었던 것이며, 같은 인맥인 인사과장, 감사과장의 비호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2월 관세청이 민원에 대한 답변서를 보낸 후 마약계 직원 5명을 전혀 관련성이 없는 인천공항 휴대품과 등으로 발령냈다"며 "이는 관세청의 마약 공적 가로채기 조작에 대한 꼬리자르기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질타했다.

    일반적으로 마약수사계 직원들은 전문분야를 맡고 있어 근무년수 5년을 채우고 타지역에서 1년 정도만 근무 후 다시 복귀를 하는 것이 인사관례라는 것.

    A씨는 "관세청이 B씨의 공적 가로채기에 적절한 대처를 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청내 일부 인맥의 집단행동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것이 관세청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관세청 감찰팀 담당자는 22일 "지난 2013년 8월의 마약 적발 사건은 휴대품과 직원인 A씨가 이온스캐너로 마약 '의심' 양성반응을 나타낸 것을 조사직원인 B씨에게 인계해 이를 개장해 확인해 검사전 다른 빠져나간 물건(마약)까지 발견했기 때문에 표창을 한 것"이라며 "일련의 과정에서 공동으로 공적이 인정된다는 것을 답변서에서 밝혔다"고 말했다. 조사 업무를 하는 것이 B씨의 당연한 업무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모터를 개장해서 분해하고 일일이 적발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같은 공적으로 여러번 상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어떤 연유로 상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국정원장 표창과 녹조근정훈장은 마약 사건으로 받은 것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날 B씨가 어떤 경위로 국정원장 표창과 녹조근정표창을 받았는지, 그리고 같은 공적이 여러 상에 사용된 것이 맞는 지에 대해 관세청 대변인실에 문의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 지난 2013년 8월 마약이 발견된 발전기 모터 ©A씨 제공


    베타뉴스 유주영 기자 (boa@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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