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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첫 공모제 면장 좌초 위기… 주민과의 마찰 ‘발목’


  • 김광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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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0-06-01 10:09:44

    ▲ 정상명 아시아타임즈 호남 동부취재본부장

    [전남베타뉴스=김광열기자] “신 면장은 정말로 열정적이고 강한 추진력을 가지고 있었다. 외부에서 온 공모제 면장이었기에 일부 주민들과 면 직원들이 텃세를 부리기도 했지만, 신 면장이 가고 나면 낙안은 또 다시 정체의 늪에 빠질 것이다”며 낙안면 한 주민은 아쉬움과 우려를 표했다.

    전라남도 순천시에서 전국 최초 공모로 선발한 개방형 직위 면장이 생활문화센터 건립을 둘러싼 주민과의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좌초될 위기에 놓여 있다. 특히 짧은 기간 동안에 많은 변화를 모색하고 성과를 거뒀음에도 주민과의 마찰이 발목을 잡고 있다.

    순천시 신길호 낙안면장이 사표를 제출했다. 사표 제출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30년 숙업사업이던 ‘낙안면생활문화센터’ 부지 선정과정에서 발생한 주민과의 갈등이 주된 원인이다.

    지난 4월 순천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낙안면 생활문화센터 조성을 위한 공유재산 취득 계획안’을 보류했다. 장소를 둘러싼 지역민의 갈등으로 장소가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다.

    생활복지관은 낙안면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다른 읍?면에는 복지관이나 체육시설이 있음에도 낙안만 유독 이와 같은 시설이 없다. 신 면장은 취임한 이후 다소 성급하게 행정을 추진했다.

    우선 건축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건축부지는 낙안면에서 제공을 해야 국비나 시비를 유치해 센터를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개월에 걸쳐 여러 곳을 후보지로 놓고 협의한 끝에 낙안면 동내리 일대를 선정했다. 낙안행사추진위원회와 승인 하에 적립 기부금 1억여 원 중 4000만 원으로 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선정된 장소가 저수지 밑이라는 이유로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며 반대를 하는 주민들이 또 다른 한 곳을 후보지로 제시했다. 갈등을 봉합하고자 두 곳을 놓고 주민투표를 실시한 결과 애초 면에서 추진한 장소인 동내리가 최종 확정됐다.

    하지만 반대 입장에 섰던 사람들은 주민투표 결과에 승복하지 않았다. 오히려 순천시 조례에서 규정한 주민투표의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고 무효를 주장했다. 이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었던 순천시의회도 주민간의 갈등을 이유로 공유재산 취득 계획안을 보류했다.

    전국 최초 개방형 면장으로 신 면장은 수차례 언론에 오르내렸다. 해군 중령으로 예편해 포항시 금강마을에 정착해 전국적인 마을기업을 일군 이력도 눈길을 끌었지만 면장 취임 이후 보여 준 행보와 실적도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신 면장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10개의 마을기업을 육성했다. 일과가 끝난 뒤에 자신이 직접 마을주민들에게 창업교육을 한 결과였다. 칡넝쿨로 덮여있던 다랑논을 찾아 꽃밭을 조성하고 양봉과 연관시켜 소득창출 사업도 시작했다. 공동축산 ICT스마트팜 단지도 구축했다.

    이외에도 다문화가정과 아이들의 교육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다문화 학교를 운영해 다문화여성들의 적응과 정착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아이키우기 좋은 교육공동체 활성화라는 타이틀을 걸고 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이런 그가 사표를 제출하고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침묵으로 답하고 있다.    


    베타뉴스 김광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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