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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0.75%→0.50%로 인하…“코로나 타격 심각”


  • 조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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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0-05-28 13:40:54

    한국은행 ©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8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0.50%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지난 3월 16일 1.25%에서 0.75%로 인하하며 사상 처음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연 지 불과 2개월 만에 추가 인하한 것이다.

    그만큼 한은이 최근의 수출 급감,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성장률 추락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타격이 예상보다 더 크고 심각하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실제 이날 금통위 참석 위원 6명이 모두 인하에 동의했고, 소수 의견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국내경제 성장세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통위는 "국내경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소비가 부진하고 수출도 큰 폭 감소한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고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졌다. 고용 상황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수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며 경기가 전반적으로 부진하다고 판단했다.

    한 미 기준금리 추이 © 연합뉴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금통위 직후 간담회에서 "금통위는 코로나의 세계적 확산의 영향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국내 물가 상승률도 큰폭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기준 금리를 인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앞으로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국내 경제 회복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 이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마이너스 수준으로 금리를 내린다고 하면 실효하한도 달라질 수 있고, 그만큼 우리 정책 여력도 늘어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현재 연준이 마이너스 금리 도입 가능성을 강하게 부정하는 만큼 이를 가정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어느 수준까지 낮출 수 있을까 생각하기는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이전 수정 전망치(2.1%)에서 2.3%포인트(p)나 낮아진 수치다.

    앞서 한은은 지난 2월 올해 예상 성장률을 2.3%에서 2.1%로 한 차례 낮췄지만, 이후 각종 지표에서 코로나19 사태의 경제 타격이 더 심각한 것으로 속속 확인되자 이를 반영해 이날 2.3%포인트를 한꺼번에 하향조정했다. 

    이 총재는 이에 대해 "-0.2%를 전망한 가정보다 더 낙관적인 시나리오로는 소폭 플러스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며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마이너스 폭이 (-0.2%)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가 '역성장'했던 해는 지난 1953년 한국은행이 GDP 통계를 편제한 이후 1980년(-1.6%), 1998년(-5.1%) 단 두차례 밖에 없다.


    베타뉴스 조은주 (eunjoo@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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