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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 희생은 직원만?...아시아나, 사장 두아들 입사에 특혜 '논란'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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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0-02-19 10:53:55

    ▲ 항공사 CEO 간담회에 참석한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왼쪽). © 연합뉴스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어려운 회사 상황에 임원진 일괄사퇴, 무급휴직 등 자구안을 내놓으면서 비상경영을 선포했지만 정작 아시나아항공 내부에서는 한창수 아시아나 사장의 두 아들이 특혜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19일 항공업계와 직장인 익명 게시판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 따르면 한 사장의 첫째 아들과 둘째 아들은 나란히 아시아나 항공에 입사했다. 첫째 아들은 최근 아시아나항공 운항부문에 입사했고, 둘째 아들은 지난 2017년 아시아나항공 일반관리직으로 입사했다.

    블라인드에 한 직원은 "월급 사장인데 둘째 아들 일반직 취업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카드회사 다니던 첫째 아들까지 운항 인턴으로 급하게 일정 당겨가며 채용시켰다"고 비판했다. 답글에는 "아버지가 사장인 회사에 지원했을 때 채용 과정에서 인사팀이 그걸 모르겠느냐, 일반직원도 다 아는데 특혜가 없겠나, 지원과 동시에 합격한 셈"이라는 동의하는 내용이 잇따라 올라왔다.

    심지어 면접에 한 사장이 직접 개입했음을 암시하는 글도 올라왔다. 한 직원은 "아들에 대한 임원면접에 사장이 직접 들어가서 채용했다"고 주장했다.

    채용 의혹 뿐만 아니라 카드회사 때의 특혜와 한 사장 부인의 회사 비용 사적 소비도 도마 위에 올랐다. 블라인드에는 "아들이 카드사 다닐 때 카드 신규가입하라고 각 팀에 신청서를 뿌리고 걷어갔다"며 "더한 건 임기 중 아들 결혼시키려고 앞당겨서 얼마 전 결혼까지 시켰고, 온갖 작은 여행사, 관련업계 다 세일즈 시켜서 청첩장 뿌렸다"는 글까지 올라왔다. 또한, 한 사장이 해외 출장마다 부인을 동반해 회사 비용을 사적으로 썼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같은 의혹이 불거지자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전날 창립기념일에 아시아나항공 노사가 경영 악화로 인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서로 희생하고 힘을 합치기로 한 상황에서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면서 희생은 힘없는 사람의 몫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전날 아시아나항공은 대표이사 이하 모든 임원이 일괄사표를 제출하고, 조직장을 포함한 모든 임원진은 회사의 경영 환경에 따른 고통 분담을 위해 사장은 40%, 임원 30%, 조직장 20% 등 직책에 따라 급여를 반납하기로 했다. 또 일반직, 운항승무직, 캐빈(객실)승무직, 정비직 등 모든 직종을 상대로 무급휴직 10일을 실시하기로 했다.

    익명을 요구한 아시아나 한 직원은 "사실 저 아들 채용 의혹은 사내에서 이미 떠돌던 소문"이라며 "너무 웃기지 않나, 비상경영으로 다 같이 희생하자면서 정작 희생은 힘없는 직원들만의 몫인가"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한 사장의 둘째 아들은 사장 재임 전인 2017년 그룹 공채를 통해 입사했다"며 "이번에 입사한 직원(한 사장의 첫째 아들)도 공정한 선발 절차를 거쳤으며, 입사 지원자격에도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특히 아시아나는 한 사장의 장남이 합격한 면장 운항 인턴은 조종사 면허증을 소지하고 비행시간이 300시간 이상인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데 이 요건을 다 충족했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나 항공은 "한 사장은 부임 이래 운항승무원 신입사원 채용 임원 면접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이번 채용도 정상적인 스케줄에 의해 진행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의 연결 기준 작년 영업손실은 4,27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작년 매출액은 7조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8,378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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