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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10대그룹 중 나홀로 증가...작년 최악 실적의 '기저효과' 일 뿐"


  • 조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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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11-18 04:34:05

    ©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제공

    우리나라 주요 그룹이 3분기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이 지난해보다 75%나 급감했다. 액수로는 무려 19조 원이나 되는데, 현대차를 뺀 나머지 10대 그룹이 모두 최악의 부진을 겪었기 때문이다.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은 현대차그룹 뿐이다. 하지만 현대차 측은 "지난해 실적이 워낙 좋지 않아 생긴 착시 현상"이라고 말했다.

    기업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는 17일 "국내 30대 그룹 상장사 272개사의 3분기 보고서(개별 기준)를 분석한 결과, 올 들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총 49조26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5% 감소했다"고 밝혔다.

    30대 그룹 전체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은 반도체 업황 부진 영향이 가장 컸다. 지난해 반도체 호황을 누렸다가 올해 수요 감소로 고전한 삼성그룹과 SK그룹 두 곳의 영업이익 감소액만 각각 28조8793억원, 15조4686억원에 달했다. 전체 30대 그룹 영업이익 감소액의 88% 이상을 차지했다.

    LG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가 LCD TV 패널 가격 급락에 직격탄을 맞아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났다. 한진그룹 역시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이 70% 급감했고, 진에어는 139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한 영향 등으로 누적 영업이익이 66.6% 감소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여름 휴가철이 포함돼 있는 3분기 실적이 크게 떨어져 충격파가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30대 그룹 상장사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5.35%로 작년(10.6%)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100원어치 물건을 팔았는데 수익은 5원밖에 거두지 못한 셈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은 사업 투자 여부를 결정할 때 보통 영업이익률 10%를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있다"며 "국내 대표 기업들이 평균 5%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면 수많은 협력업체는 1~2%대 영업이익률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10대 그룹 중에서는 현대차 그룹이 신차 투입 효과 등으로 같은 기간에 비해 유일하게 증가했다.

    10대 그룹의 앞으로의 전망도 썩 좋지는 않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월간 수출이 11개월 연속 감소하고, 올해 GDP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 속에 경제활력 보강을 위한 정부의 정책 대응 중요성이 커졌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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