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구글·페이스북 등 GAFA, 美뉴욕으로 속속 집결...왜?


  • 조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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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11-15 17:51:15

    © 연합뉴스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라 불리는 거대 IT 기업들이 고급 인재를 찾아 미 동부 지역으로 집결하고 있다. 엔가젯,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들은 15일(이하 현지시간) 구글, 아마존에 이어 페이스북이 전날 뉴욕 시에서 대규모 사무소 설치 계획을 밝혔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미 실리콘밸리는 인재 영입 경쟁이 매우 치열한 곳이자 세계에서 가장 IT 인력들의 몸값이 높은 곳이다. 따라서 이들 거대 기업들이 뉴욕에서 인재 영입전에 본격 나선다면 그간 IT 인재를 대거 거느리고 있던 월스트리트 기업들이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외신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의 재개발 지역 허드슨 야드의 운영 주체는 전날 페이스북과 사무실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이 재개발 구역 건물 3개동에 걸쳐 30개층 가량을 쓸 예정이다. 연면적은 약 14만 평방미터로 단순 계산만으로도 4,000~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큰 규모다. 

    앞서 구글도 지난해 말 맨해튼 서쪽 지역 여러 건물에 총 10억 달러(약 1조1,666억원) 이상을 투자해 '구글 허드슨 스퀘어'라는 새로운 캠퍼스 조성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연면적은 페이스북을 웃도는 약 16만 평방미터로 약 7,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구글은 이 '구글 허드슨 스퀘어' 직원 수를 앞으로 10년간 2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아마존은 지난 2월 뉴욕시 퀸스 내 제2 본사 건설 계획을 포기한 바 있으나 최근 맨하탄 소재 사무실 건물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지 부동산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애플 역시 페이스북이나 구글의 새로운 거점 주변에 사무실용 부동산을 찾고 있다.

    그렇다면 GAFA가 일제히 뉴욕시로 몰리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가장 큰 이유는 서부 지역 인재 확보가 너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실리콘밸리에서는 기업 간 인력 빼내기도 심한 데다 급여 수준은 상승 일로를 걷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 구인구직 사이트 하이어드(Hired)에 따르면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주변 IT 기술자의 평균 연봉은 14만5,000달러(약 1억 6,928만7,500원)로 세계 유력 도시 중 가장 높다. 반면 뉴욕시 주변 IT 기술자의 평균 연봉은 13만3,000달러(약 1억5,527만7,500원)로 샌프란시스코보다 10% 가량 낮다. 

    각 기업들은 대신 뉴욕의 비싼 부동산 비용을 감당해야 하지만 서부 지역보다 낮은 연봉의 인재를 획득할 수 있다는 게 외신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 IT 공룡들의 뉴욕 입성은 월가의 금융기관들에게는 전혀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각 금융기관에서도 인터넷을 활용한 거래 자동화나, 리스크 관리 시스템 개발 등으로 IT 부서의 중요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

    골드만삭스의 경우, 전체 직원의 25%에 해당하는 약 9,000명이 IT 기술 인력이다. 따라서 우수 인재 영입을 놓고 IT 대기업과 싸워야 한다는 경영진의 부담감도 심해질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 탓에 골드만삭스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넥타이와 정장 착용 등 직원들의 복장 규정을 완화한 상태다. 기존 금융기관의 다소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젊은 세대들에게도 어울리는 직장이란 걸 강조하기 위해서다.

    단, 젊은 세대, 특히 밀레니얼(1982~2000년 사이에 태어난 신세대) 세대 사이에서는 여전히 IT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금융기관보다 높은 편이다. 스웨덴 인재 컨설팅 전문 기업 유니버섬(Universum) 조사에 따르면 올해 기술·IT 분야 학생들의 취업하고 싶은 기업 순위에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은 상위 3위를 차지한 반면, 골드만삭스는 21위, JP 모건 체이스는 24위에 머물렀다. 


    베타뉴스 조은주 (eunjoo@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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