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7-11 20:23:31
건대역 109헤어를 지켜 주세요, 투쟁선포식
지하철 건대입구역 인근 109헤어는 건물주의 건물 리모델링과 계약종료를 이유로 퇴거 위기에 몰려 있다. 건물주의 당연한 권리처럼 보이지만 내용은 그렇지 못하다.
지난 9일 화요일 오후 2시께 건대입구역 인근 동성빌딩앞에서는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이하 맘상모) 주최로 ‘건대 109헤어를 지켜 주세요’라는 투쟁선포식이 진행됐다.
-다음은 109헤어 사장인 H씨가 낭독한 투쟁선언문 내용이다.-
저는 건대역 5번 출구 앞에서 2010년부터 장사를 해온 109헤어입니다. 정직한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였으며 건대 학생 및 건대 근방을 지나는 많은 시민들이 저희 매장을 좋게 보시고 많이 찾아주셨습니다.
하루도 제대로 쉬는 날 없이, 한 가정의 가장인 제가 할 수 있는 건 노력 밖에 없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해 장사에 임했습니다.
그렇게 겨우 자리를 잡아가고 있던 중, 제 건물에서 피부과를 운영했었고, 지금 앞에 있는 이 건물에서 피부과를 운영 중인 원장이 건물주가 되면서 갈등이 벌어졌습니다.
처음에는 대리인을 내세워 ‘몇 달 후 리모델링을 할 테니, 리모델링 후 재계약을 하자’ 라고 했으나, 몇 달 후 말을 바꿔 ‘재계약 의사가 없으니 계약 기간이 끝나면 무조건 나가라’ 했습니다.
그리고 건물주 대리인을 통해, 그 전에 건물을 매입해서 수많은 임차인을 거리로 쫓아낸 것을 자랑삼아 얘기하고 다녔으며, 저희 건물에 있는 임차인을 쫓아내고 지금 남아있는 1층 안경점과 저희 2층만이 임대인과의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 와중에 한 사장님은 뇌출혈로 쓰러져 몇 개월째 병원에서 치료중이고, 결국에는 장애인 2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저와 다른 임차인 사장님은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몇 년째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임차인도 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소중한 가장이고, 이 건대 상권을 발전시키고 지탱하는 주춧돌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임대인은 아토피 치료의 권위자로, 수 십 년째 건대에서 피부과를 운영 중인 의사입니다.
의사 선서 중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양심과 품위를 가지고 의술을 베푼다.”
지금 건물주 피부과 원장님이 행하고 있는 행동이 과연 양심과 품위가 있는 행동인지 묻고 싶습니다.
지금 임대인은 저와 다른 임차인들을 다 내보내고 리모델링 할 테니, “기간 만료되었으니 나가라, 꺼져라!” 이런 식으로 대리인을 통해 계속 압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희 매장은, 저와 제 가족에게 생계수단의 전부입니다. 법도 바뀌고 있고, 세상도 바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법을 악용하는 건물주의 탐욕으로 인해, 학생자녀를 제 4인 가족의 생계는 무참히 짓밟혀 거리로 내던지게 된 상황입니다.
살고 싶어서 살려달라고 이렇게 거리에 나왔습니다.
임대인이 강제퇴거가 아닌,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기를 강력히 주장하며 이렇게 호소합니다.
“임대인은 임차인과 대화하라!”
-다음은 12일 오후 건물주 대리인측 전화 통화내용-
-지난해 상가임대차보호법중 계약갱신요구권이 5년에서 10년으로 변경됐다. 하지만 기대했던 퇴거보상제 도입, 전통시장의 권리금 보호대상확대, 계약갱신요구권 10년 확대 소급적용등 중요 사안은 요지부동으로 상가임대분쟁에 도움이 되는 변화는 없었다. 이번년 5월 세입자의 권리금 보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한차례 판결됐지만 분쟁은 끊이질 않고 있다.
법률구조공단 주택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 최재석 상임조정위원은 지난 토론회자리에서 “선진 영미법국가는 오래전부터 주택 및 상가 임대차 분쟁조정기관을 운영해 왔다”라고 말했으며 “대한민국은 아직 문화적, 사회적으로 분쟁조정의 문화가 부족하다. 미국의 경우 전체 상가임대관련 분쟁중 1.3%만이 법원 재판으로 종결 되었고 나머지는 조정등 ADR(Alternative Dispute Rsolution 대체적 분쟁해결방법)으로 모두 해결되었다”라고 말한바 있다.
최재석 상임조정위원의 ‘부족한 분쟁조정 문화’는 상가임대차분쟁에서 볼때 천민자본주의를 뜻하는 표현으로 해석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베타뉴스 강규수 기자 (healt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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