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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분식회계 의혹, 오로라 프로젝트란?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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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6-25 16:16:43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14년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재매입 계획을 보고받고, 2015년엔 미국 바이오젠 부회장과 통화해 직접 지분 재매입 계획을 논의한 단서를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검찰은 삼성에피스가 검찰 수사에 대비해 삭제한 '부회장 통화 결과 보고'등 문건을 복구 및 따로 확보해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삼성 내부 문건에는 고한승 삼성에피스 대표가 2014년 11월 이 부회장에게 보고한 내용이 정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바이오제약 회사인 바이오젠과 합작해 설립한 삼성에피스를 미국 증권시장인 나스닥에 상장하고, 바이오젠이 삼성에피스에 대한 콜옵션(원할 때 미리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살 권리)을 행사하면 삼성이 바이오젠 취득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계획, 이른바 지분 재매입 계획을 보고한게 주 내용이라는 것이다.

    경향신문은 이 부회장이 2015년 6월 미국 현지 바이오젠 본사 부회장과 통화한 내용을 정리한 문건에도 이 부회장이 지분 재매입 계획을 설명하고 논의한 내용이 나온다. 양 기업의 ‘정상회담’을 통해 지분 재매입을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명 '오로라 프로젝트'라 불린 지분 재매입 계획은 당시 삼성 미래전략실 주도로 비밀리에 실행됐다.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에 대비한 프로젝트인 오로라 프로젝트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는 게 핵심 사안이었다.

    바이오젠은 삼성과 합작으로 삼성에피스를 설립하면서 언제든 콜옵션을 행사해 삼성에피스 주식을 49.9% 수준까지 취득하는 게 가능했고 삼성은 지배력 유지를 위해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다시 주식을 사들이려고 한 것이라는 것이 경향신문의 설명이다. 삼성에피스는 이 부회장이 삼성의 새로운 주력사업으로 내세운 바이오 계열사였다.

    검찰은 바이오젠 부회장과의 통화를 이 부회장이 콜옵션과 지분 재매입 등 삼성바이오 관련 이슈를 숙지하고 적극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근거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바이오젠과의 합작이 있었던 지난 2011년~2012년부터 이 부회장이 지속적으로 삼성바이오 관련 이슈를 보고받은 단서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세 차례 독대를 하고,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을 만나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해달라고 부탁하는 등 국정농단 수사에서 확인된 이 부회장 행보에서도 범행 동기 등을 파악 중이다.

    검찰은 그간 삼성이 2014년까지 콜옵션 부채가 얼마인지 평가할 수 없어 회계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논리에 대해 같은 해 콜옵션 평가를 전제로 한 나스닥 상장까지 추진한 점과 지난 2014년 고한승 대표로부터 나스닥 상장 계획을 보고받은 점을 근거로 삼성의 논리가 앞뒤가 맞지 않다고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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