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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野,총선 앞두고 본격 '인재영입' 가동


  • 조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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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5-19 10:58:51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에서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오른쪽)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가운데)이 토크 콘서트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민주,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중심 영입 가동...한국, 인재DB 2천명 확보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에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인재영입 '베이스캠프'가 차려졌다.

    지난 14일 민주연구원장에 취임한 양정철 원장이 백원우 부원장과 함께 올해 하반기 당 지도부의 본격적인 인재영입을 위한 물밑 작업에 본격 착수한 것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양 원장이 총선 인재영입 실무를 총괄한다"며 "파격적이고 창의적인 인재영입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 원장의 인재영입 키워드는 '외연 확대'와 '중원 확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이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고 있는 틈을 타 중도층의 지지를 흡수, 원내 제1당, 나아가 과반의 지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과거 주요 선거에서 양 원장이 보여준 인재영입 방식에 미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는 것이 당내 지배적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2년 대선 후보 당시 새누리당 출신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국민통합위원장으로 발탁하고, 2016년 야당 대표 당시 김종인 전 의원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세운 배경에 양 원장의 '보좌'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건전하고 합리적인 보수로 통했던 두 사람의 영입은 지지층을 결집하는 동시에 중도층 흡수를 노린 포석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양 원장은 또 문 대통령이 지난 총선 때 표창원 의원부터 김병기·조응천 의원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의 인사 20명을 영입해 당에 활기를 불어넣는 과정에서도 실무를 맡았다.

    김병기 의원은 통화에서 "양 원장이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고 합류를 제안했고, '국가정보원 개혁을 함께 완성하자'고 의기투합했다"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은 "양 원장이 여러 번 찾아와 '당이 수권정당으로 바로 서기 위해서는 권력의 시스템과 운영에 경험이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설득했다"고 회상했다.

    이 같은 양 원장의 인재영입 전략에는 이미 여권 내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경선 정견 발표에서 "한국당이 극우로 갈 때 신속하게 중원을 장악하고 총선에서 승리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핵심 당직을 맡은 한 중진 의원은 "노동계·시민사회 인사뿐 아니라 경제 분야나 전문가집단,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 중에서도 훌륭한 분을 모셔와야 한다"고 했고, 한 재선 의원은 "평화와 복지를 넘어선 이슈를 선점해야 총선에서 확실히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인식의 공유는 총선 공천 과정에서 친문(친문재인)이 비문(비문재인)을 대거 물갈이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와 상반된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양 원장을 겪어본 사람은 그가 주류, 비주류를 따지면서 비주류를 배척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알 것"이라고 언급했다.

    양 원장 역시 지난 14일 첫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안에 친문과 비문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새 피가 몸 안에 있던 피와 잘 어우러지면 더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전날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과의 토크콘서트에서도 "미래로 가는 정당, 유능한 정당, 통합과 연대와 협력을 기본 가치로 여기는 정당이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이 내년 4월 총선 채비에 시동을 걸었다.

    내년 총선에서 역할 할 2천명 규모의 인재풀을 갖추고,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을 중심으로 총선 전략을 다듬고 있다.

    당 인재영입위원장인 이명수 의원은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각 당협위원회와 직능단체 등으로부터 인재를 추천받아 2천명가량의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다"며 "다만 당사자의 의사를 묻지 않은 일방적인 추천이라 이제부터 개별 접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았더라도 당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인재를 적극 영입할 방침이다. 명망가나 화려한 스펙을 선호하던 기존 인재 영입 방식에서 탈피한다는 것이다.

    최근 당 지지율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자발적으로 한국당의 문을 두드리는 인사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내년 총선을 위한 인재는 계속 공개모집 중이며, 현재까지는 약 100여명가량이 스스로 찾아왔다"고 전했다.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도 바빠졌다. 여의도연구원은 '총선 승리 전략기지' 역할을 담당한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양정철 원장이 '총선 승리 병참기지'로서의 민주연구원 역할을 선언한 데 가운데 여의도연구원이 '대항마' 역할을 톡톡히 하겠다는 각오다.

    여의도연구원장인 김세연 의원은 최근 공유 오피스인 '위워크'에 직원을 보내 젊은 층과 교감하는 한편 총선 대비 혁신정책을 개발 중이다.

    오는 23일에는 청년 당협위원장과 기초의원, 보좌진·사무처 당직자 등과 함께 국회를 출입하는 젊은 기자들을 초청해 한국당과 정치권에 대한 쓴소리를 듣는 자리도 마련한다.

    김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 글에서 "여당은 지금까지는 뭐 하다가 '진짜 민생대장정'이라고 하는가. 대개 가짜가 진짜 행세를 한다"며 "'미래'의 뜻이 '적폐 몰이'라는 것을 여당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됐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한국당의 '민생투쟁 대장정'에 '진짜 민생대장정'이라고 맞불을 놓고,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이 다음 총선 프레임으로 '과거로 가는 정당 대 미래로 가는 정당'을 언급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와 관련, 여의도연구원은 '경제 망친 정당 대 경제 살릴 정당'을 총선 프레임으로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 원장은 통화에서 "민주당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겠지만, 내년 총선에서 '경제 심판' 프레임을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와 함께 보수층 결집 이상의 추가적인 10∼15%의 지지를 얻기 위해 여연에서 '꼰대정당 탈출' 프로젝트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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