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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10년 주기설’ 금감원 진단은 어떻게?

  • 조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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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4-22 06:46:11

    ▲금융감독원 © 조창용 기자

    한국경제 비관론 잇따라 금융위기설 또 회자

    지난주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낮췄지만, 국내외 민간 기관들 사이에선 상황이 그보다 더 나쁠 거란 예측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위기 10년 주기설(說)이 회자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등 10~11년마다 위기가 찾아온다는 이른바 ‘금융위기 10년 주기설’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진단을 내놨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한 ‘한국의 금융 위기와 신용 주기’ 보고서를 통해 국내 내부의 원인으로 인한 위기 발생 가능성은 작다는 결론을 내렸다.

    22일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 이후 한국의 금융위기는 모두 네 차례 발생했다. 1992년 투자 신탁사 환매 사태, 1997년 외환위기, 2003년 신용카드 대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다. 5~6년에 한 번꼴로 위기가 터진 것이다.

    이 중 1992년, 1997년, 2008년 등 세 차례 금융위기는 공교롭게도 모두 국내 경기가 바닥을 쳤을 때 발발했다. 2000~2007년 사이 경기의 저점을 2003년이라고 가정할 경우 금융위기 4번 모두 경기 바닥 국면에서 발생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금융위기 발생 우려가 다시 고개 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통계청은 한국 경제가 지난 2013년 3월 경기 순환 주기상의 저점을 찍고 지난해 경기 정점을 지나 다시 바닥으로 떨어지는 수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조심스럽게 추정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를 경기 저점으로 예상한다. 경기가 바닥으로 가라앉을 때마다 금융위기가 터지곤 했던 과거 사례에 견줘보면 지금의 위기 재발 주장에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닌 셈이다.

    그러나 보고서를 작성한 금감원 관계자는 “과거 경기의 저점과 금융위기 발생 시점이 겹친다는 사실 만으로 경기 저점에는 무조건 위기가 터질 가능성이 크다고 연결하긴 어렵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전 미국이 실물 경기가 나쁜 데도 대출 등 신용 확대가 계속 이어졌던 것처럼 금융위기가 발생했기 때문에 경제가 안 좋아졌다고 해석하는 것이 더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금융위기 발생’이 아니라 ‘금융위기 발생→경기 침체’의 인과 관계가 맞다는 얘기다.

    이런 관점에서 보고서는 단순 경기 주기의 변동보다는 금융시장의 팽창 속도가 위기 발생 가능성을 경고하는 ‘조기 경보’ 신호로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과거에도 국내총생산(GDP)에서 가계·기업 등 민간 부문의 총신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빠른 속도로 팽창할 때 금융위기가 터졌다는 것이다. 1992년과 2003년 위기는 가계 신용이, 1997년과 2008년의 경우 기업 신용이 과거 추세보다 빨리 늘며 위기의 도화선이 됐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한편 LG경제연구원은 21일 ‘2019년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국내경제 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 지난해 9월 발표한 종전 전망치(2.5%)보다 0.2%포인트 더 내렸다. 근거는 수출 경기 악화와 소비 회복 부진이다. 상품수출 증가율은 앞서 전망한 4.1%에서 -5.8%로 크게 낮췄고 민간소비(2.6→2.5%), 건설투자(-1.4→-3.8%), 설비투자(-2.0→-2.8%)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연구원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국제통화기금(IMFㆍ3.3%)보다 낮은 3.2%로 내다보면서,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역성장하고 있는 수출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라 계속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주력 수출상품인 반도체 경기는 ‘미국 기술주 하락→4차 산업혁명에 대한 부정적 전망 확산→정보통신(IT) 기업의 메모리 수요 둔화’로 이어지는 여건 악화로 회복이 쉽지 않다고 봤다.

    민간소비도 올해는 작년(2.7% 증가) 같은 호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연구원은 전망했다. 저출산 가속화로 인한 소비 위축이 본격화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보고서는 통계청 인구추계를 근거로 “올해 인구 자연감소(사망자>신생아)가 시작되면 출산 및 육아를 위한 지출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평균소비성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이번 성장률 전망치가 추가경정예산 집행 효과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경 규모가 예상대로 6조~7조원 규모로 편성된다면 성장률은 0.1%포인트가량 오른다고 추정했다. 한은 전망치엔 추경 효과가 반영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양 기관 성장률 전망치의 실질적 차이는 더욱 커지는 셈이다.

    연구원은 국내 경기가 재작년 하반기부터 2년 가까이 내리막이라고 진단했다. 2000년 이후 경기 하향 국면의 평균 지속기간(1년 6개월)을 넘어섰고 하향 속도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가장 가파르다. 보고서는 하반기에도 이러한 국면이 이어질 것이며 내년에도 회복세로 돌아서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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